레알 마드리드가 떠났다. 바르셀로나도 없다. 리버풀도 침묵했다.
2025-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 남은 네 팀은 PSG, 바이에른 뮌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스널. 그리고 이 대진표가 한국 축구 팬들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다.
PSG의 이강인과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맞붙는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김민재와 이강인 중 한 명은 이번 시즌 UCL 결승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두 명의 한국인이 서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격돌하는 장면, 쉽게 볼 수 없는 역사적 장면이다.
4강 1차전은 4월 28일(오늘) PSG vs 바이에른과 29일 아틀레티코 vs 아스널, 2차전은 5월 5일과 7일. 결승전은 5월 3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 매치 1 — PSG vs 바이에른 뮌헨
4강 대진 배경
PSG의 여정: PSG는 리버풀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2차전 합계 4-0으로 4강에 올랐다. 1차전 홈 경기에서도 2-0 완승을 하며 일찌감치 우위를 점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결정력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입증했다.
바이에른의 여정: 바이에른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4-3으로 꺾었다. 1차전까지 포함한 합계 스코어는 6-4였다. 합계 7골을 허용하면서도 8골을 넣은 화끈한 난타전 끝에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PSG —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
PSG는 음바페가 떠난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PSG를 이끈 것은 우스만 뎀벨레다. 지난 시즌 발롱도르 수상자인 뎀벨레는 리버풀전 원정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크바라츠헬리아의 창의적인 플레이와 바르콜라의 스피드가 더해지며 최전방 공격진이 충분한 위협이 됐다.
역대 전적에서는 뮌헨이 앞선다. 두 팀은 공식전에서 16번 만나 뮌헨이 9승 7패로 근소 우위다. 지난해 7월 클럽월드컵 8강에서는 PSG가 2-0 승리를 거두고 우승까지 질주했지만 넉 달 뒤 열린 UCL 리그 페이즈에서는 뮌헨이 파리 원정에서 2-1로 설욕했다. 최근 만남에서 두 팀이 한 번씩 이긴 셈이라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바이에른 뮌헨 — 6년 만의 우승을 향해
공격의 축은 케인·올리스·루이스 디아스 세 명이다. 케인은 뮌헨 이적 후 매 시즌 리그에서 30골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름을 새겼다.
2019-2020시즌 이후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바이에른이다. 특히 2023-2024시즌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이번엔 2년 전 역전패를 되갚아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좌측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는 8강 도중 햄스트링 문제로 교체됐고, 독일 대표팀 에이스 자말 무시알라도 발목 피로성 골절로 빠졌다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두 선수가 준결승까지 완전한 컨디션으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이어의 볼 배급 실수도 분석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PSG처럼 전방 압박이 강한 팀을 상대로 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 더비 — 이강인 vs 김민재
이 매치업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두 한국인 선수의 맞대결이다. 김민재가 PSG와의 2025/26 UCL 4강 1차전을 위해 프랑스 원정길에 올랐다. 뮌헨은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었으며, PSG 역시 리그 1 선두를 질주하며 트로피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중원에서 꾸준한 공헌을 해왔고, 김민재는 수비 라인의 핵심으로 자리를 지켰다. 두 선수 모두 8강 2차전은 결장했지만, 4강에서는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전망
PSG는 안방에서 1차전을 치르는 이점이 있다. 파르크 데 프랭스의 열기 속에서 뎀벨레와 크바라츠헬리아가 바이에른 수비를 흔들 수 있다면 1차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바이에른은 2차전 알리안츠 아레나 홈 이점을 믿는다.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는 이번 시즌 전 경기를 통틀어 단 한 경기만 졌다.
양 팀 모두 공격력이 뛰어나 골이 많이 터지는 시리즈가 예상된다. 8강에서 레알을 합계 6-4로 꺾은 바이에른의 화력과, 리버풀을 합계 4-0으로 압도한 PSG의 집중력이 충돌한다. 두 팀의 수비 안정성이 결국 결과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 매치 1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아스널
4강 대진 배경
아틀레티코의 여정: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2차전에서 1-2로 패했지만, 1차전 2-0 승리에 힘입어 합계 3-2를 기록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데몰라 루크먼의 결정적인 골이 4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아스널의 여정: 아스널은 스포르팅 CP와의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 1-0 승리를 지켜내며 합계 1-0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14년 시메오네의 집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아틀레티코를 맡은 지 14년이 됐다. 그 사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두 번 올랐고, 두 번 모두 레알 마드리드에게 졌다. 그리고 9년 만에 다시 4강에 왔다.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 공격의 핵심은 훌리안 알바레스다.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책임지는 건 훌리안 알바레스다. 2022 월드컵 우승 멤버로,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름을 새기고 있다. 1월에 합류한 루크만은 불과 17경기에서 9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도 있다. 아틀레티코에는 독특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의 아들이 팀에서 뛰고 있다. 2부리그 임대에서 9골을 넣고, 알라베스에서도 성장을 증명하며 이번 시즌 1군에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은 것이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체력 관리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해 왔고, 이는 2차전 후반 체력 싸움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아스널 — 사상 첫 빅이어를 노리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엄청난 무게를 지고 있다. 리그에서는 EPL 1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사상 첫 빅이어를 향해 달리고 있다. 리그 페이즈 전승을 거둔 아스널이다. 옵타 슈퍼컴퓨터의 1만 번 시뮬레이션에서 우승 확률 38.58%로 4팀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부카요 사카, 마르틴 외데고르, 주리엔 팀버,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등 부상자 공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스널은 스포르팅의 촘촘한 수비를 뚫지 못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아스널이 결과는 얻었지만 내용은 처참했다. 4강에 올라온 팀 중 가장 위협적이지 않은 공격력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수비적인 안정감에만 치중한 나머지, 아스널 특유의 역동성을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희소식도 있다. 부카요 사카가 복귀를 앞두고 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무 문제없다. 사카는 아마 스쿼드에 포함될 거다. 좋은 소식이다”라고 전했다. 리카르도 칼라피오리도 복귀할 예정이다.
사카의 컨디션 회복 여부가 이 대결의 핵심 변수다.
전망
이 매치업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팀의 충돌이다. 아스널은 높은 점유율과 빠른 패스 흐름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스타일, 아틀레티코는 수비 블록을 철저히 구축하고 역습으로 승부하는 시메오네식 전술이 특징이다.
시메오네 감독 특유의 ‘질식 수비’가 기다리고 있다. 아스널이 부상 선수들의 복귀 상태와 무관하게 아틀레티코의 탄탄한 블록을 허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대로 아틀레티코는 훌리안 알바레스와 루크먼의 날카로운 역습 한 방이면 충분하다.
아스널 홈에서 열리는 2차전보다는 아틀레티코 원정인 1차전이 더 치열한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메오네의 메트로폴리타노는 유럽 원정팀들에게 가장 어려운 무대 중 하나다.
📊 4강 전력 종합 비교
| PSG | 바이에른 뮌헨 | 아틀레티코 | 아스널 | |
|---|---|---|---|---|
| 최근 UCL 폼 | 8강 4-0 완승 | 8강 6-4 진출 | 8강 3-2 아슬 | 8강 1-0 진출 |
| 핵심 공격수 | 뎀벨레, 크바라츠헬리아 | 케인, 루이스 디아스 | 훌리안 알바레스 | 사카(복귀 중), 하베르츠 |
| 수비 안정성 | 높음 | 중간 (노이어 실수) | 매우 높음 | 높음 (부상 변수) |
| 부상 변수 | 적음 | 데이비스, 무시알라 | 적음 | 사카, 외데고르 등 多 |
| 홈 강점 | 파르크 데 프랭스 | 알리안츠 아레나 (무패) | 메트로폴리타노 | 에미레이츠 |
| Opta 우승 확률 | 19.10% | 33.34% | 8.98% | 38.58% |
🏆 결승 진출팀 예측
PSG vs 바이에른: 개인적으로 이 매치는 박빙이다. PSG가 홈에서 1차전을 가져간다면 시리즈를 주도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에른의 알리안츠 아레나 홈 불패 행진, 케인의 결정력을 고려하면 2차전에서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두 팀 모두 수비에 약점이 있어 총 득점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예측: 바이에른 뮌헨 — 케인의 결정력과 홈 이점.
아틀레티코 vs 아스널: 아스널의 복수 부상자 상황이 변수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다. 단, 사카와 외데고르가 완전히 돌아온다면 아스널의 패싱 게임이 아틀레티코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예측: 아스널 — 홈 이점과 전력 우위, 단 부상자 복귀가 전제.
결승: 아스널 vs 바이에른 뮌헨. 두 팀 모두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목에 걸 자격이 있다. 아스널은 클럽 역사상 첫 빅이어, 바이에른은 6년 만의 탈환. 부다페스트에서의 결전이 기대된다.
한국 팬들을 위한 관전 포인트
이강인 (PSG): 이번 시즌 부침이 있었다. 8강 2차전 리버풀전도 결장했다. 4강 무대에서 얼마나 출전 기회를 얻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PSG가 결승에 오른다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결승 경험을 쌓게 된다.
김민재 (바이에른): 8강 2차전은 결장했지만 4강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강인의 PSG를 상대로 수비 라인을 지키는 장면이 성사된다면, 한국 축구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 될 것이다. 바이에른이 결승까지 간다면 김민재는 UCL 결승 첫 진출이라는 개인 기록도 세운다.
일정 (한국시간): 4강 1차전 PSG vs 바이에른 — 4월 29일 오전 4시, 결승 — 5월 31일 오전 1시(부다페스트)
레알과 바르셀로나 없는 UCL 4강. 오히려 더 흥미롭다. 14년 집념의 시메오네, 처음으로 빅이어에 도전하는 아르테타, 연패를 노리는 PSG, 6년 만의 귀환을 꿈꾸는 바이에른. 네 팀 모두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다.
그 드라마의 한가운데 두 명의 한국인이 서 있다. ⚽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댓글 남기기